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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세이 ▒


제목: 신세계


글쓴이: 전정한 * http://cafe.daum.net/seonarm

등록일: 2014-04-28 03:57
조회수: 842
 
신세계







퇴직을 한지도 달포가 다 되었다.

열심히 달려 온 시간이다. 해가 지면 일을 하고 싶어서 얼른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노가다 품삯으로 쳐도 하루 10만원 가치는 일을 했다. 미친 사람처럼 일을 하면서 이것이 곧 “수행이다.” 라는 생각을 곱씹기도 했다.

한 달이 다 되어가는 어느 날부터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아프고 팔도 손도 아프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아픈 몸으로 하루도 쉬지 않고 일을 했다. 파스를 붙이고 체조를 하고 운동을 하면서 몸을 조절했다. 마음속으로는 ‘불굴의 사나이, 의지의 선암’을 주문했다. 정말 강한 정신력을 테스트 하는 기분이었다.




오직 횡성장날만 또렷이 기억되기 시작했다.

점점 요일을 잊어버리고 시각마저 잃어버리기 시작했고 장날만 각인되어 갔다. 장날 장에 가야 농사를 지을 준비를 하고 닷새 동안 먹을 것을 사올 수가 있었다. 덤으로 사람 구경도 하고 시장도 보고 이것저것 사먹는 재미도 괜찮았다.

부모님과 함께 살았던 그 시절이 행복했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으로 순간 순간 일어나기도 했다. 장날이 되어야 사탕 맛을 보고 동태 국이라도 먹을 수 있었던 즐거움이 있었으니까...




스마트폰과 멀어질 수가 있었다.

잠시도 스마트폰과 떨어지지 않고 지내던 것이 어느 순간부터 스마트폰과 멀어지기 시작했다. 산속에서 밤중에 공사대금 못 받았다고 생떼를 쓰는 전화를 받고 부터는 전화를 끄기 시작했고 낮에는 스마트폰이 크서 일하는데 불편하여 책상위에 두고 다니게 되었다.

한편으로 전화 올 곳도 줄어들고, 전화 할 곳도 점점 접기 시작했다. 한참 동안은 스마트폰 한청이 들리기도 했다. 지금도 일을 하다가 아니면 산에 가다가 다른 소리가 밸 소리로 착각하여 주머니에 손이 가기도 한다.




한 가지 습관은 남아있다.

낮에는 열심히 일하고 점심때나 밤에 카페에 매일 “나도 한마디”에 글을 쓰는 것은 변함이 없다.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한 창구역할을 한다. 카페에 늘 오는 분이 안 보이면 궁금하기도 하고 아니면 언젠가는 끝나는 인연인데 너무 애석하게 생각하지 말자고 체념하기도 한다.



청산이 벗이요 하늘이 친구다.

볼 때마다 생각할 때마다 다른 것이 자연 현상임을 알기 시작했다. 산천초목이 끝임 없이 변하는 신비함이 늘 신선함을 준다. 주변의 청산이 그러하고 하늘이 그러하다. 그 뿐만 아니라 심고 가꾸는 농작물이 그러하다.

볼일이 있어 서울을 두 번 다녀왔다. 양평만 가도 공기가 다름을 직감할 수가 있다. 서울 집에서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거부감이 나기 시작했다. 이렇게 생활이 자연과 함께하기 시작했다.




말이 없다.

우선 말할 사람이 없으니까 저절로 말이 없어지기 시작했다. 말 때문에 속 썩을 일이 줄어들었다. 마음이 평안해지고 자연과 친구가 되니 누구를 사랑하고 원망하는 마음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사람이 살아가는 실체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되고 느끼게 되었다. '이것이 곧 도로 가는 길인가' 하고 생각하지만 그것 또한 제행무상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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